EVE의 에디터 ‘세상에오럴수가’ 입니다. 세상에 오럴수가 싶은 재밌고 신선한 섹스 화두나 오럴때 저럴 때 매번 달라 헷갈리는 섹스 상식들을 다룹니다.
저는 25살 여자에요!! 요새 정력에 관심이 많은데요. 장어나 복분자 같은 걸 먹으면 여자도 정력이 좋아지나요? 여자한테도 정력이 있나요?
정력을 좋아지게 하는 방법에 대해 알려주세요!!
-이브레터에 날아온 질문 中
“라떼는 변기에
앉아 오줌 누면 잠깐 공중부양하고 그랬어.”
“고등학교
때였나, 대개 침대에 엎드려서 자곤 했는데 아침에 일어나면 몸이 공중에 붕 떠 있곤 했지.”
“섹스할 때
내가 힘을 빡 주니까 걔가 갑자기 거기를 부여잡고 아프다고 울었잖아.”
위와 같은 무용담, 혹시
살면서 한 번쯤 말해 보거나 들어 본 적 있는가?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본능적인 허세. 남녀노소 동서고금 가리지 않고 이어진 유서 깊은 허풍. 그것은 바로
정력이다. 강해지고 싶다는 욕망은 누구에게나 있을 터. 그중에서도
가장 은밀하고 위대한 힘, 오늘은 정력에 대해 강력하게 알아보도록 하자.
😗정력이 뭐에요?
정력의 사전적 정의는 심신(心身)의 활동력, 즉 스태미나(stamina)를 뜻한다. 일상에서 활력이 넘치고 쉽게 지치지
않는 체력을 갖고 있다면 정력적인 사람이라고 일컬을 수 있겠다. 그러나 이 단어는 대개 섹스라는
범위 안에서 더 많이 사용된다. 자주 섹스를 떠올리고, 섹스할
때 쉬이 지치지 않는 체력을 갖고 있으며, 섹스에서 상대의 만족을 끌어낼 능력을 갖추고 있는 사람. 그런 사람을 우리는 정력가라 일컫는다.
😏여성에게도 정력이 있나요?
그런데 정력이라는 단어, 여성한테도 쓰나? 여성 정력. 어색한
감이 있다.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사회가 오랫동안 보편적인 섹스를 대개 이성애 중심으로
여겼고, 이외의 것들은 비정상적인 것으로 치부하곤 했던 배경 때문이다. 대개 이성애 섹스에 있어 남성은 삽입하는 포지션이고 여성은 받아들이는 포지션이다. 이런 맥락에서 대개 남성에게는 활동적이고 능동적인 이미지를, 여성에게는
수용적이고 수동적인 이미지를 포착했기에 정력이라는 단어는 대개 남성을 대상으로 사용하는 단어가 되지 않았을까 추측해본다.
그러나 사회는 급속히 바뀌었다. 생물학적 성별이 자신의 성적 지향과 취향에 전혀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상식이다. 우리는 섹스에 전혀 관심이 없는 남성과 지구를 정복할 기세로 활발하게 성생활을 하는 여성을 마주하더라도 더 이상 ‘비정상’이라는 단어를 떠올리지 않는다.
따라서 나 오럴수가는 새 시대를 여는 EVE의 섹스 칼럼니스트답게 이 단어의 사용 범위를 확장하고 싶다. 정력이란
단어는 모든 성별과 성적 지향, 성적 취향을 불문하고 모두 사용 가능하다. 또한 정력이란, 섹스를 하고 싶은 욕구가 들었을 때 내가 이를 실천하기 위해 얼마만큼 활력을 발휘하는가, 그리고 실제 섹스에서 본인의
건강한 신체적 움직임을 활용하여 얼마나 파트너와의 만족스러운 섹스를 주도할 수 있는가로 정의하고자 한다.
😳정력적이면 어디에 좋나요?
대개 정력은 강할수록 좋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는 지나친 일반화다. 다양한 취향과 지향을 나타내는 현대의
섹스 지형에서 정력은 더 이상 무조건적인 찬사가 아니다. 어떤 이에게는 오히려 ‘부담스러움’이나 ‘짜증’으로 느껴질 수 있다.
굳이 섹스까지 가지 않더라도 정력, 즉 ‘활동성’은 최근
미덕이 아닌 취향의 영역으로 재정의되고 있다. 인싸와 아싸, E성향과 I성향은 내가 가진 한정된 힘을 어떤 방식으로 일상에 투자하길 원하는가를 나타내는 새로운 지표다. 따라서 정력적인 사람이 모두 섹스어필한 것은 아니며, 정력이
만족스러운 섹스에 필수요소인 것도 아니다. 누군가는 빠른 오르가즘과 사정으로 만족감을 느낄 수도
있고(그것을 통제하지 못하는 상대를 보며 즐길 수도 있고) 누군가는
힘을 모두 뺀, 부드럽고 느긋한 섹스가 좋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전히 지나친 경우가 아니라면 대개 정력적인
사람과 하는 섹스는 좋을 확률이 높다. 아무 욕망과 힘이 투여되지 않은 섹스란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어쨌든 섹스는 움직여야 성립이 가능하니까. 그래서 대개 정력적인
사람은 섹스하기 좋은 사람으로 평가된다. 섹스를 즐긴다면 정력적인 파트너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추천한다. 오(ㄹ가즘)선생은
몸이건 마음이건 움직이는 자에게 찾아온다.
🍈정력에 도움이 되는 음식이 있나요?
오랫동안 인간은 정력 강화를 위해 큰 노력을 기울였다. (특히 남성들의 노력이 눈물겹다) 오죽하면 개체 수의 폭발적인 증가로 생태계 불균형이 우려되었을 때 이를 ‘정력에 좋은 음식’으로
광고하면 해결된다고 하겠는가! 절륜한 정력을 보장한다는 대표적 음식으로 흔히 장어, 복분자, 굴 등을 꼽는다.
(더 해괴망측한 어둠의 정력 강화식품이 많으니 정 궁금하면 인터넷에 찾아보자)
우리가 궁금한 것은, 이런 음식을 섭취하는 것만으로 정말 섹스하고 싶은 마음이 샘솟으며, 실제 섹스에서 더 나은
퍼포먼스가 가능한가의 여부다. 두괄식으로 시원하게 답하고 시작하자면 NO다. 통상적으로 알려진 정력 강화 음식은 당신의 섹스
욕구 증진과 섹스 체력을 증진하는데 큰 효과가 없다.
이유인즉슨, 현대인은
영양 과잉 상태이기 때문이다. 칡뿌리로 연명하던, 영양 섭취가 충분하지 못했던 과거에는 위에 언급된 음식을 섭취하는 것만으로도 최소한의 체력 보충이 가능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현대는 다르다. 요즘은 정말 못 먹어서 영양
결핍으로 성 기능에 문제가 생긴 사람은 극히 드물다. 오히려 지나친 비만이나 운동 부족, 스트레스와 긴장 때문에 성 기능이 부실해진 사람이 훨씬 많다.
굴(oyster)이 정자의 활동성 증진과 임신 확률을 높인다는 말도 최근 낭설에 가깝다는
연구 결과가 제시되고 있다. 시카고 솔트레이크시티와
아이오와시티에서 불임 치료를 받을 계획인 2370명의 부부를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 엽산과 아연의 보충은 정자의 활동성 증진과 임신 확률을 높이는 데 별 효과가 없음이 제기되었다.
또한 애초에 어떤
음식을 섭취함으로 성욕을 불러일으킨다는 말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성욕은 매혹적인 대상의 등장이나 페티시와 취향에 따른 어떤 포인트, 호르몬
변화에 따라 확 불이 붙는 것이지 음식 섭취를 통해 좌우되진 않는다. 건강한 음식을 먹으면 건강해지고, 맘에 드는 음식을 먹으면 맛있을 뿐이다. 성욕이 없다면 음식으로 보충할 것이 아니라 최근 내
삶에 스트레스는 없는지 수면은 충분히 취하고 있는지를 면밀하게 살펴보는 쪽이 낫다.
요는, 정력 강화에 효과가 있다는 음식 중 대부분은
현대인의 성욕, 섹스 퍼포먼스에 큰 효능이 없다는 뜻이다. (발기, 윤활, 지속시간 등에도 큰 효과가 없다) 이 음식들은 그냥 몸에 좋은 식품에 가깝다. 균형 잡힌
식단 관리에 포함하여 꾸준히 몇 년 이상을 섭취했다면 건강 증진에 보탬이 되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복날에 얼큰한 추어탕을 한두 그릇 먹었다고 그날 밤 캡틴 코리아가 되진 않음을 명심하자.
🤸♀정력은 어떻게 길러야 하나요?
절륜한 정력은 타고나는 것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 일부는
맞는 말이다. 선천적인 그릇의 차이는 무시할 수 없다. 그렇다고
포기하긴 이르다. 기본적으로 꾸준한 운동과 금연·금주를 통해 호르몬, 혈관, 전립선의 건강을 유지한다면, 또한 스트레스가 없게끔 스스로의 생활습관을 잘 관리한다면 당신의 그릇은 환희와 쾌감으로 차고 넘칠
것이다. 더불어 규칙적인 식습관과 충분한 수면과 휴식, 적절한 유/무산소 운동 등을 추천한다.
그러나 정력은 노화에 의해 자연스럽게 감퇴하는 영역이기도 하다. 사람은 본래 나이가 들수록 대사량이 떨어지고 성호르몬 분비가 적어지며 혈관의 기능도 약해지기 마련이다. 가능한 한 오랫동안 건강한 정력을 유지하면 좋겠지만, 세월은 막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정력 감퇴로 인한 스트레스가 더 빠른 정력 감퇴를 불러일으키니(탈모 스트레스가 탈모를 가속화하듯) 쿨하게 인정하는 태도 역시 요구된다.
이유 모를, 혹은
사건 사고로 정력 감퇴가 발생했다면 약물 복용이나 치료를 권장한다. 그러나 꼭 전문의의 처방이 선행되어야
한다. 전문의의 처방이 아니라면 출처를 알 수 없는 보충제나 약물을 먹는 것은 금물이다. 특히 해괴한 보양식 섭취를 통해 정력을 강화하려 하지 말자. 죽은
것 살리려다 정말 죽을 수도 있다.
침대 위에서 정력적인 사람. 듣기만 해도 황홀하다. 그러나 21세기 섹스에서 가장 중요한 능력은 정력이 아닌 공감
능력으로 탈환된 지 오래다. 단단한 발기와 콸콸 흐르는 윤활력을 지녔지만, 그것을 믿고 상대의 니즈를 전혀 파악하지 않으려는 애티튜드는 오히려 절륜한 정력이 아깝다. (like 값비싼 하드웨어에 담긴 10년 전 소프트웨어)
왕성한 활동능력에 풍부한 공감 능력을 더한 섹스로 모두가 더욱 행복한 여름날을 만끽하길 기원한다.
요약
1. 정력이란 단어는 모든 성별과 성적 지향, 성적 취향을 불문하고 모두 사용 가능하다.
2. 정력은 최근 미덕이 아닌 취향의 영역으로 재정의되고 있다. 정력적인 사람이 모두 섹스어필한 것은 아니며, 정력이 만족스러운 섹스에 필수요소인 것도 아니다.
3. 해괴한 보양식 섭취를 통해 정력을 강화하려 하지 말자. 죽은 것 살리려다 정말 죽을 수도 있다.
4. 21세기 섹스에서 가장 중요한 능력은 정력이 아닌 공감 능력으로 탈환된 지 오래다. 왕성한 신체 활동 능력을 믿고 상대의 니즈를 전혀 파악하지 않으려는 태도에는 오히려 절륜한 정력이 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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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및 참고자료
1. 정력에 좋다는 '굴의 배신' …"생식력 향상 효과없어" / 메디컬 타임즈
2. '정력에 좋은음식' 진실과 오해 / 헬스조선
3. 정력에 좋다고 보신탕 잘못 먹었다간… / 한국경제
댓글목록
작성자 곰****
작성일 2020-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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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세****
작성일 2020-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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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z****
작성일 2020-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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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세****
작성일 2020-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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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
작성일 2020-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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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세****
작성일 2020-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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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차****
작성일 2020-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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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세****
작성일 2020-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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