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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이브 젠더 다양성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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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22-07-01

조회 3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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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지난 6월 9일, 이브의 모든 구성원은 ‘젠더 다양성 교육’을 위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사내 젠더 다양성 교육은 이번이 1회차라고 하는데요, 그 처음을 기획한 박홍주 님을 만났습니다.

 

 

Q. 안녕하세요 홍주 님.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이브의 박홍주입니다. 

지속가능경영 기획팀 팀원이자 브랜드 커뮤니케이션팀 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Q. 지난 6월 9일 제1회 사내 젠더 다양성 교육이 있었다고 들었는데, 교육의 필요성을 느낀 계기가 있나요?

 

사내 구성원이 점점 많아지면서 젠더 다양성에 관심 있었던 사람들뿐만 아니라 

잘 접해보지 못한 분들도 들어오기 시작했어요. 

그러면서 ‘우리 조직이 정말로 성소수자 구성원이 다니기에 편안한가’ 고민했어요. 

사내에 비공식적으로 ‘젠더 다양성 위원회’가 있었거든요. 

사내의 성소수자 구성원들끼리 만든 커뮤니티 느낌으로 시작한 단체인데 거기서 먼저 제안했고 

다들 교육의 필요성을 느끼던 중 제가 책임지고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신규 입사자가 들어올 때마다 진행할 것 같아요.

 

 

20 여 명의 사람들이 앞을 보고 의자에 앉아 있다. 책상에는 배부된 프린트물이 있고, 몇몇은 메모를 하고 있다.

 

Q. 교육은 몇 시간 동안 진행되었나요? 만약 교육 시간이 더 길게 잡혀서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면 구성원들과 더 해보고 싶은 이야기가 있나요?

 

1시간이었어요.

교육이 끝나고 몇몇 분들이 ‘내가 그린 젠더 유니콘을 공유하고 싶다’, ‘같이 보면서 나의 젠더와 너의 젠더에 대해서 이야기 나누고 싶다’고 하셨거든요.

다만 이제 1회이다 보니 누군가는 아직 밝히는 게 불편할 것도 같아서 이번에는 그런 시간을 안 만들었는데, 

여건이 된다면 원하는 사람들끼리 오손도손 그런 시간을 가지고 싶어요.

혼자 진행하다 보니 준비 시간이 부족했어요. 

이번에는 [LGBT+첫걸음] 책에서 젠더 유니콘 그림을 따왔지만, 내부 디자이너들이 자체적으로 만들어 하드커버에 인쇄했으면 더 기념할 만했겠다는 생각도 들었고. 

또 익명으로 자기 젠더에 대해서 스토리를 쓰거나 회사에 붙여 놓아서 

‘나랑 같이 회사에 다니는 구성원은 이런 젠더다’, ‘이런 얘기를 들으면 불편하고 이런 얘기를 들으면 친근감이 느껴지는 사람이구나’라는 걸 볼 수 있는 자리가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생각은 참 많이 합니다.

 

젠더 스토리는 지금부터라도 공유하면 정말 좋을 것 같아요.

 

그렇게 생각해요. (웃음)

 

두 개의 젠더 유니콘 그림과 텍스트가 나열되어 있다.
왼쪽 그림. 가슴이 나와 있고, 남성기가 돌출되어 있다. 오른팔에 눈물 타투가 있다.
왼쪽 텍스트. 젠더 정체성 여성80% 남성 20% 논바이너리. 젠더표현 여성성 80% 기타 100% 안드로지너스..?? 지정성별 여성. 성적끌림 대상 여성 100% 남성100% 다른 성(들) 100% I AM PANSEXUAL. 감정적끌림대상 여성 100% 남성100% 다른 성(들) 100% I AM PANROMANTIC.
오른쪽 그림. 유니콘 뿔에 콘돔이 씌워져 있고, 세 개의 손가락에 핑거돔이 씌워져 있다. 질 안에는 월경컵과 월경혈이 담겨 있다. 다리에는 셀룰라이트가 있고, 배에는 뱃살이 접혀 있다. Chubby.
오른쪽 텍스트. 아무도 날 규격화 할 수 없으셈. 지정 성별 여성. 성적끌림 대상 남성. 감정적끌림 대상 여성.

 

Q. 앞으로 기획해 보고 싶은 교육 주제나 교육 형식이 있나요?

 

이번에는 베이직한 단어에 대한 이해부터 시작했는데 앞으로는 다양한 활동 기관들과 함께 더 재미난 프로그램을 해보고 싶어요. 

상품 개발팀에서는 생물학적으로 접근한 성교육을 받고 싶다고 해서 관련 강사를 초빙하고도 싶고, 

성교육 강사 양성 프로그램도 추진해 보고 싶어요.

 

 

 

Q. 교육 끝에 설문조사를 하셨는데, 그중 본인이 사내에서 ‘오픈리 퀴어’인지 묻는 문항이 굉장히 신선했습니다. 이 질문의 취지는 무엇인가요?

 

우리 회사가 B-corp 인증을 받아서 B-corp인데, 인증 절차에 그런 질문이 있어요. 

‘너희 회사에 소외계층에 속하는 사람이 몇 퍼센트나 돼?’ 

돌아보면 저희가 트레킹을 해본 적이 없어요. 우리 회사에 몇 명이 성소수자인지 같은 거 말이에요. 그런 설문조사 자체가 실례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B-corp 업무를 하면서 더 고민해 보니까 이런 설문조사가 본인이 소외계층임을 드러내면서 다녀도 안전한 업무 공간이라는 것을 증빙하는 자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소외계층 사람들의 존재를 먼저 인정해야 그 사람들도 스스로 필요한 복지와 회사 시설에 대해 더 편안하게 얘기를 할 수 있을 테니까요. (참조)

 

 

 

Q. ‘퀴어’가 아닌 오픈리 퀴어라는 워딩을 사용한 이유가 있나요?

 

‘당신은 퀴어입니까’라는 질문에 예/아니요/답변하기 싫음이 있다고 하면 답변하기 싫음은 백 퍼센트 퀴어라는 거잖아요. (웃음) 

아무리 익명이라고 해도 회사 구성원이 보는 거니까 한 명한테라도 밝히기 싫은 사람은 어쩔 수 없이 거짓말을 하게 되는구나 싶었고, 

그렇다면 그건 우리 취지와 다르기 때문에 그 사람들이 안전하게 답변할 수 있는 선택지를 넣어줘야 한다고 생각했죠.

‘사내에서’ 오픈리 퀴어냐고 물어본 것도, 친구들한테는 오픈을 했지만 회사에서는 오픈을 안 했을 수도 있잖아요. 오픈의 기준도 각자 다를 거로 생각하거든요. 

각자의 기준에 따라서 ‘나는 퀴어다’라고 회사에서 편하게 오픈하는지가 궁금했고. 

만약 본인이 퀴어이지만 밝히고 싶지 않은 사람은 ‘오픈리 퀴어가 아니다’ 즉, 헤테로 시스 젠더인 사람과 똑같은 답변을 쓰게 되니까 문제가 없겠다고 생각했죠. 

구성원 입장을 고민해 만든 설문 문항이었고 저는 좋았다고 생각해요.

 

 

 

Q. 설문 결과, 본인을 오픈리 퀴어로 선택한 직원이 22%라고 공유해 주셨는데, 이 결과가 어떤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두 가지 의미가 있는 것 같은데, 첫 번째는 개인의 용기와 노력이에요. 

아무리 퀴어 프렌들리 한 브랜드에 입사했다 해도 성 정체성과 젠더 정체성을 얘기하는 건 용기가 필요한 행동이라고 생각해요. 

퀴어라고 퀴어를 차별하지 않는 것도 아니잖아요. (웃음) 그런데 그분들이 용기를 잘 내주셨다는 것. 

두 번째는 그분들이 본인의 성적 지향과 젠더 정체성을 밝혔는데도 이 회사를 계속 다니고 있는 거니까 

오픈리 퀴어로 다니는 직장 생활 자체가 그렇게 어려운 편은 아니라는 것. 

저까지 설문에 포함한다면 수치는 22%보다 더 높아질 거예요.

 

 

 

Q. 소수자의 비율을 트레킹하기가 조심스럽고, 정확하지도 않지만 그럼에도 소수자가 다니기 좋은 회사인지 증명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또 어떤 조사를 하고 싶으세요?

 

우울증을 겪고 있는 사람의 비율을 확인하고 싶어요. 

저는 우울증이 심한 상태였을 때 입사했고 점차 나아져서 지금은 정신과에 가면 우울증 판명을 받지 않을 것 같거든요. 

공황 장애 증세를 안 겪은 지도 1년이 넘은 것 같아요. 

제가 개인적으로 노력한 게 정말 크기도 했지만, 회사에서 내가 우울증을 겪고 있다는 걸 편안하게 말할 수 있었고, 주위 구성원들이 많이 이해해 줬던 것 같아요. 

다른 조직에서는 우울증을 놀랍게 받아들이거나 어쩔 줄 모르는 어색한 반응이 있었는데 여기에서는 다들 ‘그럴 수 있지’, ‘저도 그런 증세가 있어요’ 정도의 반응이었어요. 

우울증 환자들이 많이 하는 게 자기 비하잖아요. 내가 너무 약해서, 너무 부족해서. 

그게 아니라는 걸 느낄 수 있게 만들어주는 구성원들과 저는 함께 있었어요. 

캐나다는 우울증 걸린 사람들을 복지 차원으로 1년간 유급휴가를 주면서 치료하라고 하고, 유럽권 기업들은 멘탈 케어 서비스를 제공한다는데 

저도 건강한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멘탈 케어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우선 우울증 비율부터 확인해 보고 싶네요.

 

 

 

Q. 마지막으로, 이런 교육을 통해서 궁극적으로 사람들에게 기대하는 변화가 무엇인지, 머릿속에 어떤 유토피아를 그리고 계시는지 궁금합니다.

 

일단은 사내에서 퀴어 프렌들리 한 문화를 만드는 게 첫 번째 목표지만, 

우리 회사가 추구하는 방향성이 우리에게만 적용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모든 기업이 다 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우리가 먼저 해보고 the best practice 가 되자는 바람이죠.

결국 나다운 게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물론 회사는 조직 생활이니까 협업하기 위해서 이것저것 같이 맞춰야 하는 건 있지만 

자기다움을 잃어가면서까지 하는 건 잘못됐다고 생각하거든요. 

궁극적으로 자기답게 일할 수 있는 회사, 자기답게 살 수 있는 사회, 사회적으로 차별 없이 모두가 행복하고 건강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을 꿈꿉니다.

 

 

 

감사합니다 홍주 님.

 

 

 

6월 9일 이후의 신규 입사자는 6월 24일에 젠더 다양성 교육을 받았습니다. 이브는 앞으로도 고민을 쌓아 새로이 필요한 교육과 대화의 장을 만들어 낼 것입니다.

이브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회원가입을 하던 고객일 때도, 

이브 채용 공고를 보고 지원서를 작성할 때도, 

이브에 입사하고 회사에 다니는 매일매일, 섹스와 관련된 선택은 열려 있었습니다. 

누구도 먼저 ‘여자친구’, ‘남자친구’ 또는 ‘애인’에 관해 묻지 않았죠.

 

이브 회원가입 페이지와 이브 입사지원서 페이지
회원가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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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생물학적 성(Biological sex)
보기: 1. 여성 2. 남성 3. 인터섹스 4. 고민중 5. 해당 없음
질문: 성적지향 (Sexual orientation)
보기: 1. 이성애 2. 동성애 3. 양성애 4. 범성애 5. 무성애 6. 고민중 7. 해당없음
이브 입사지원서 작성하기
질문: 젠더 (별표/필수기재사항)
보기: 1. 젠더퀴어 2. 여성 3. 남성 4. 응답을 원하지 않음 5. 기타

 

이브에서는 소수자가 차별받지 않는 사회를 향해 변화를 도모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또 어떤 문화가 도입될지 사내 구성원으로서 기대가 됩니다.

7 16일, 이브는 <서울 퀴어 페스티벌>에서 기다리겠습니다. 퀴어가 퀴어로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자기다울 수 있는 세상을 향해.

 

 

 

참조

- 애슐리 마델, 『LGBT+ 첫걸음』, 팀 이르다, 봄알람, 2017, p.58

- https://blabkorea.or.kr/B-Impact-Assessment BIA 요약본 2장 지역사회 파트에서 취업 취약/소외 계층의 비율을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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