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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그로포레스트리 스토리: 지속가능한 환경을 위한 콘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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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22-07-25

조회 3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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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원치 않은 임신과 성병 감염을 막기 위해 우리는 매년 약 300 의 콘돔을 소비합니다.[i] 전 세계 콘돔 시장은 2017년 67.6억 달러 (원화 약 8조 원)로 추산됐고, 2023년에는 111억 달러 (원화 약 13조 원)로 예상되는 큰 규모의 시장입니다.[ii]


 

폴리아이소프렌 콘돔이나 폴리우레탄 콘돔 등 신소재 콘돔이 발명되어 판매되고 있지만, 여전히 가장 많이 소비되는 콘돔은 천연고무로 만든 ‘라텍스 콘돔’입니다.

라텍스 콘돔의 원료인 천연고무는 어디서, 어떻게 생산될까요?

 

화면 가운데 고무나무 한 그루가 있고 하얀 고무나무 수액이 나무를 수직으로 타고 흐르고 있다.

 

천연고무는 어디서, 어떻게 생산될까

천연고무의 약 89%는 동남아시아(태국, 말레이시아,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에서 생산됩니다.[iii]

동남아시아의 고온다습한 아열대성 기후는 고무나무 포함 다양한 식물들이 자생하기 적합해서 식물의 생식 밀도가 다른 기후에 비하여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이런 동남아시아의 우거진 열대 산림은 탄소 배출량을 억제하는 지구의 허파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문제는 자원에 대한 인류의 수요가 높아지는 만큼 동남아시아의 열대 산림 벌채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지난 30년 동안 동남아시아 산림의 6분의 1인 376,000km²가 벌채되었는데[iv], 이는 대한민국의 1.7배에 해당하는 면적입니다.

이러한 산림 파괴의 가속화는 ‘생물다양성 위기’와 ‘사막화’를 초래하는데요,

2021년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의 첫 번째 합의가 ‘2030년까지 삼림 벌채 중단’이었습니다.[v]

 

 

그렇다면 고무 산업은 왜 동남아시아의 산림 훼손을 가속할까요?

원인은 재배방식에 있습니다.

 고무나무만 열을 맞춰 규칙적으로 심어져있고, 다른 식물은 없는 농장 사진

(단일경작 고무나무 농장)

 

단일경작의 문제: 사막화, 생태계 파괴, 불안정한 농부의 생계

단일경작은 한 종류의 농작물만 집중적으로 기르는 농업 방식입니다. 울창했던 산림을 불태우고 그곳에 식물 하나만을 빽빽하게 심습니다.

한 가지 농작물만 영양분을 얻게 하려고 도중에 자라는 다른 식물들은 바로바로 제거합니다.

이런 단일경작 방식은 단기적인 생산성을 높여주지만 본래 자리 잡고 있던 나무들의 증산작용을 방해하여 산림 내 물의 순환을 망가뜨립니다.[vi]

물이 적절하게 순환하지 못하면 수증기가 발생하지 못하고, 이 과정이 반복되면 산림에 내리는 비의 양이 대폭 줄어 땅이 점점 더 건조해집니다.

결국 사막화가 시작되는 것이죠.


단일경작으로 단조로워진 숲과 토양으로 인해 

몇몇 동물은 먹이를 찾지 못해 경작지 밖으로 이주하거나 멸종되고, 동식물 다양성이 줄어들면서 생태계 파괴까지 이어집니다.

 

농부들의 수익에도 악영향을 미칩니다. 

단일경작 방식은 극단적인 기상 현상이나 전염병을 이겨낼 탄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만약 한 해 농사가 전염병이나 가뭄 등으로 망가지면 생계 전체가 위협받는 것입니다.

 

 

이런 문제로 말미암아 최근 단일경작이 아닌환경과 사회를 고려한 지속가능한 방식, 혼농임업’ 방식으로 천연고무 라텍스를 생산하기 위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섹슈얼 헬스케어 업계에서는 2020년부터 ‘혼농임업’ 고무로 생산한 콘돔을 판매하는 독일의 Einhorn 기업이 대표적입니다.[vii]

 

나무와 풀이 빽빽히 자라고, 초록색이 가득한 숲

(혼농임업 고무나무 농장)

 

혼농임업(Agroforestry): 단일경작의 한계를 넘어서

혼농임업은 다른 종의 나무들과 작물을 함께 재배하는 농업 방식입니다. 필요한 식물만 대량 생산하여 산림을 파괴하는 단일경작과는 반대되죠.

혼농임업은 동식물들의 서식지를 해치지 않고, 

곰팡이, 곤충, 벌레 및 미생물로부터 천연 비료와도 같은 퇴비와 수분을 공급받기 때문에 화학 비료 사용도 줄어듭니다.

 

혼농임업 방식으로 운영하는 제조사와 기업 간의 거래는 농부에게도 선한 영향을 끼칩니다. 

여러 동식물이 서식하는 산림은 식물 뿌리의 크기와 범위가 다양해서 폭우와 홍수에도 흙의 유실을 막고 영양을 보존할 수 있기 때문에 

단일경작 방식에 비해 운영 측면에서 훨씬 안정적입니다.

 

 

혼농임업으로 고무를 생산하는 기관

동남아시아의 RRI (Regenerative Rubber Initiative, 되살림 고무 이니셔티브)는 태국의 많은 혼농임업 고무 농장, 라텍스 제조사, 그리고 콘돔 제조사가 하나의 조합처럼 활동하는 기관입니다.

이들은 혼농임업 재배 방식으로 고무나무 수액인 라텍스를 채취하고, 라텍스 제조사에서 고무가 가공되는 모든 단계를 철저히 관리할 뿐만 아니라

RRI에 속한 136명의 농부에게 프리미엄을 추가로 지불하고 안전한 노동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중개인 역할도 수행하고 있습니다.

 

남성 두 명이 하얀 공장에서 위생복을 입고 콘돔을 들여다보고 있다.

(콘돔 제조사 대표와 체레미 마카 대표. 아그로포레스트리 콘돔 공정 과정을 확인 중이다.)

 

콘돔 산업의 지속가능한 미래

혼농임업은 까다로운 투자가 맞지만

경제적 가치와 장기적인 사회적 가치를 모두 충족해야 한다는 기업의 가치관과 구성원들의 신념이 최우선이었고,

2019년부터 ‘보다 진보된 방식으로 천연고무 라텍스를 생산하는 제조사를 찾아 협업하는 것’을 목표로 연구 개발한 결과,

2022년 7월 한국에서 아그로포레스트리 제품을 소비자들에게 보여주게 되었습니다.

 

한국에서 섹슈얼 헬스케어 관련 산업의 대부분은

인체에 무해한’, ‘윤활제가 더 많이 들어간’, ‘더 얇은’과 같은 소비자의 효용 측면에서의 경쟁력을 강조합니다.

인체의 건강은 물론이고 이를 뛰어넘어, 보다 환경과 사회에 지속가능한 상품을 우리는 만들고 싶었고, 만들어야 했습니다.

 

 

2022년 체레미 마카는

한국 최초 RRI와 함께 혼농임업 방식으로 섹슈얼 헬스케어 제품을 제조하는 산업 인프라를 구축해냈습니다.

 

이 모든 과정과 결과는 매년 공식 홈페이지에 지속가능경영보고서로 공표할 것입니다.


다섯 명의 사람이 우비를 입고 수레를 타고 이동 중이다.


우리의 소비가 사람과 자연에 무해하도록,

아그로포레스트리와 함께 가겠습니다.

 


[i] https://www.bbc.com/korean/international-57092114

BBC NEWS 코리아,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콘돔을 찾아라, 2021.05.15, 

[ii] https://www.statista.com/statistics/739346/condom-market-value-worldwide/

Statista, Value of the condom market worldwide from 2017 to 2023, 2022.02.02

[iii] Maria Wang Mei Hua 외 2인 (2021), Rubber Agroforestry: Feasibility at Scale

[v]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1110310550001636

한국일보, '삼림 벌채 종식' 100개국 합의, 정치적 선언 그치지 않으려면?, 2021.11.03

[vi] https://www.eroun.net/news/articleView.html?idxno=6732

이로운넷, [이강백의 공정무역 이야기] 끝. 우리가 공정무역을 하는 이유?, 2019.07.15

[vii] https://einhorn.my/




2022-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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