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제목

한가위 소원이 도망인 사람들 (연휴에 증가하는 가정폭력, 위기상황에 신고하는 법)

작성자 에디터 세린

작성일 2022-09-08

조회 1524

평점 0점  

추천 3 추천하기

내용

9월 10일, 추석이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일 년에 딱 두 번 돌아오는 긴 연휴 중 하나인 추석. 손꼽아 기다리면서 계획을 세우고 계시는가요? 거리두기가 해제된 이후 처음 맞이하는 추석이니만큼 오랜만에 먼 길 내려가는 사람과 해외로 떠나는 사람이 많을 것 같은데요, 에디터처럼 나흘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고 휴식을 취하는 사람도 적지 않아 보입니다.

연휴는 회사의 노동으로부터 자유로운 시기이지만, 성 고정 관념적인 노동이 강요되는 시기이기도 하죠. 여성과 남성 사이의 법적 혼인으로 인한 구속 또는 반대로 혼인 제도에 따르지 않아 생기는 꼬리표 때문에 오히려 연휴가 기다려지지 않기도 합니다.

 

반갑지 않은 마음을 넘어서 위협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매해 추석과 설 연휴에 들어오는 가정폭력 신고 건수는 그 해의 하루 평균치보다 높습니다.[i] 집에서 머무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물리적으로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서 벗어나기 어렵기 때문이죠.

 

노을 진 고속도록 위에 많은 차들이 달리고 있다.

 

그렇지만 가정폭력 신고 건수가 적은 것이 이상적이라고 말할 수도 없습니다. 가정폭력 발생 건수가 줄어서 신고 건수가 감소하였기를 바라지만, 슬프게도 이 둘이 꼭 비례한다고 볼 수 없는데요, 신고를 하지 못한 피해자들을 통계는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2019년 1분기 대비 2020년 1분기의 아동학대 신고 접수는 6.1%, 교직원에 의한 아동학대 신고 건수는 73.3% 줄었고,[ii] 가정폭력도 5%가량 줄었습니다. 외부 노출이 줄어들면서 타인에 의한 신고가 부재할 수밖에 없었으니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릅니다. 전염병으로 인한 격리가 일상이었던 시기는 가정폭력을 당하고도 신고조차 할 수 없는 약자를 조명했습니다.

성남시 가정폭력상담소에 따르면 2020년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었던 3~5월의 월별 신고 건수는 200건대였으나 거리두기가 완화되었던 6월을 거치면서 7월에는 700건대로 급증했고, 이 사실을 통해 외출과 신고의 자유를 박탈당했던 존재를 가시적으로 확인했습니다.


오른손 엄지 손가락만 접고 네 손가락은 펼친 손 모양이 왼쪽에, 주먹 쥔 손 모양이 오른 쪽에 그려져 있다.

사진 출처: Canadian Women Foundation (캐나다 여성 재단)[iii]

 

집을 집이라고 보기 힘든 사람들. 이런 피해자들이 가정폭력을 우회적으로 외부에 알릴 수 있도록 손 수신호를 정했습니다. 오른손바닥을 펼쳐 보인 뒤, 엄지손가락을 접고 나머지 네 손가락을 접는 것인데요, 틱톡이나 라이브 방송에서 활용할 수 있고, 이 수신호를 통해 여러 여성이 구조되었습니다.[iv]

 

하지만 손 수신호를 사용할 수 있는 순간은 굉장히 제한적이죠. 최근 한국에서는 ‘보이는 112 서비스 시스템’을 시범운영 중인데요, 112에 전화하면 자동으로 문자가 오고 문자에 있는 URL에 접속하면 현장 위치와 신고한 휴대폰의 카메라로 현장 영상까지 공유할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v] 가정폭력 피해자가 신고가 가능하도록 많은 단체가 방법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힘겹게 신고한다고 해도 신고 이후의 일상이 순탄치 않습니다.

국가에서는 피해자를 긴급 구호하고, 보호 처분하는 제도를 안전장치로 마련해 두었으나[vi]

가정폭력은 재범률이 굉장히 높은 범죄인데다가 가해자로부터 완전한 격리가 어렵다는 점에서 참 위험합니다.

도망친 곳에 낙원은 없다고들 하지만, 도망칠 곳조차 없다면 어떨까요?

 


 

도망친 용기를 낸 분들이 그 용기의 대가로 행복한 삶을 보상받고 안전을 보장받아야 할 것입니다. 가정폭력 피해 여성이 안전한 환경에 머무르면서 자립을 준비할 수 있도록 체레미 마카가 작은 힘을 보태어 응원하겠습니다. 2022년 추석을 맞아 ‘한국 여성의 전화’가 운영하는 가정폭력 피해자 쉼터 ‘오래뜰’을 후원했습니다. 체레미 마카는 매년 매출의 1%를 SRHR에 후원하고 있습니다. 누구나 성과 재생산 건강과 권리를 누릴 수 있어야 하니까요.

 

두 사람이 속옷만 입은 채 서로를 끌어앉고 있다.

 

이번 추석, 모두 무사하기를 바라요.

 


[i] 추석연휴 기간 가정폭력 아동학대 신고 늘어, 키즈맘, 이진경, 2021.09.22.,

https://kizmom.hankyung.com/news/view.html?aid=202109228741o

대구서 최근 3년 명절 연휴 가정폭력 신고 많게는 97%, 한겨레, 김규현, 2021.09.08.,

https://www.hani.co.kr/arti/area/yeongnam/1010896.html

[iv] ‘엄지 접고 주먹 쥐기’ 납치된 소녀 구한 틱톡 유행 수신호, MBN, 2021.11.08., https://www.mbn.co.kr/news/world/4633605

[v] 눈에 보이는 112신고 긴급영상 지원시스템을 아시나요, 충남일보, 송낙인, 2022.05.21.,

http://www.chungnamilbo.co.kr/news/articleView.html?idxno=661863



2022-09-08

비밀번호
수정

비밀번호 입력후 수정 혹은 삭제해주세요.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댓글 수정

이름

비밀번호

내용

0 / 500 byte

수정 취소
비밀번호
확인 취소
댓글 입력

이름

비밀번호

영문 대소문자/숫자/특수문자 중 2가지 이상 조합, 10자~16자

내용

0 / 500 byte

평점

왼쪽의 문자를 공백없이 입력하세요.

에게만 댓글 작성 권한이 있습니다.

댓글 입력

이름

비밀번호

영문 대소문자/숫자/특수문자 중 2가지 이상 조합, 10자~16자

내용

0 / 500 byte

왼쪽의 문자를 공백없이 입력하세요.

에게만 댓글 작성 권한이 있습니다.


Sustainability

브랜드 체레미마카는 지속가능성을 실현합니다.
아래 인증은 브랜드 및 기업에 대한 인증입니다.

인증서1  
1% for SRHR (성과 재생산 건강과 권리)

더 알아보기 >

인증서1  
RRI(되살림 고무
이니셔티브) 인증

더 알아보기 >

인증서1  
B Corp(비콥) 인증

더 알아보기 >

인증서1  
FSC 인증

더 알아보기 >

WORLD SHIPPING

PLEASE SELECT THE DESTINATION COUNTRY AND LANGUAGE :

GO
닫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