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포스팅은 EVE 공식
네이버 블로그에 2018년에 연재되었던 섹스칼럼입니다.
*이 칼럼에서는 네이버의 가혹한 규정상, 포스팅의
ㅅㅅ를 '쌀보리'로 대체하오니, 바꿔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이브의 마케터이자 신입사원이자
콘텐츠 크리에이터인 나는 이제부터 시나브로 쌀보리칼럼을 매주 한편 씩 이곳에 연재할 작정이다.(짝짝짝) 작게는 이 칼럼을 통해 많은 이브의 잠재고객이 발굴되었으면 좋겠고, 크게는 천편일률적인 쌀보리담론들을 탈피해 좀 더 진보된 이야기를 세상에 내놓고자 하는 비전이다. 마케터이자 신입사원이자 콘텐츠 크리에이터인 나는 지금 풍운의 꿈을 안고 첫 쌀보리칼럼을 쓰고있는 것이다.
팀장님 이거 어떻게 쓰는거죠???
그러나 막상 시작하려고
하니 호기로웠던 시작에 비해 당최 글이 써지지 않았다. 일주일 내내 하염없이 껌뻑이는 커서창을 보면서, 내가 하려는 것이 재미와 수위 사이에서 벌여지는 아찔한 줄타기라는 걸 깨우쳤다.
팀장님은 기획서는 올려놓고
나오지 않는 결과물에 대해 타박하셨고 나는 점점 쭈그러들었다. 그러나 신입사원이 줄에서 떨어질지언정
뒷걸음쳐서야 되겠는가. 월급을 받기 위해, 이브의 환상적인
사내복지를 쭉 받기 위해(콘돔,젤 무한 무상 무료 지원)나는 이렇게 출사표를 던진다.
#재미있되 불편하지 않게
유사이래 가장 많은
콘텐츠가 생산되고 유포되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흥미를 끌지 못하는 내용들은 중간고사 기간의 벚꽃처럼
순식간에 사라진다. 그렇게 인터넷에는 자극적인 콘텐츠들이 그득하다. 이런
상황에서 나는 무슨 섹스칼럼을 적어야 하는가?
으므드 은믈으밨으(feat_투머치토커)
꼼장어 한접시와 소주냄새가 얼큰하게 풍기는 포장마차식 섹스무용담들을 적는다면 몇차례 ‘좋아요’는 받을 수 있겠다. 그러나 나는 그런 무용담이 풍부하지도 않을뿐더러 누군가가 내 섹스이야기를 듣고 싶어할 것 같지 않았다. (취할 때마다 동의없이 늘어놓는
잠자리 얘기만큼 괴로운 건 없다)
또한 근래에 진보되고 있는 인권감수성이나 젠더의식에 후퇴되는 이야기를 장황하게 펼쳐내고 싶지도 않았다. 누군가의
경험이라도 그것이 불편하지 않아야 했다.
그렇다면 여성에 좀
더 중점을 맞춘 이야기를 듣고 칼럼을 적어야 하나? 남성 중심(글쓴이인
나의 성별이 남성이다)의 섹스 이야기는 너무 많은 발화가 이미 이루어졌고 또 식상하기 때문에? 첨단의 철학과 사상을 곁들여 멋들어진 글을 써야하나?
시대의 흐름이 페미니즘과
페미닌 스토리텔링(FEMININE STORY TELLING)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에디터 본인이 남자라는 점, 그래서 이야기를 듣고 해석함에
있어서 필연적인 한계가 있을 것이다. 잘 알지도 못하는 이야기를 아는 듯 늘어놓는 글은 얼마나
얕고 우스운가.
처음으로 돌아갔다. 솔직한 섹스 이야기를 해 보자는 것. 좋은 글의 원천 중 하나는 정확해지고
싶다는 욕망이다. 그래서 훌륭한 작가들은 정확한 문장을 쓴다. 말하고자
하는 바가 솔직하며 본질에 가장 가까운 문장을 써야 한다. 그렇다면 답은 하나다. 나는 무언가를 설명하거나 가르치는 글이 아닌, 남녀 구별없이
진솔하되 불편하지 않은 섹스이야기를 적어보려고 한다.
[남자들은 왜 삽입섹스 이외의 것을 상상하지 못하고 무엇이 그렇게 만들었을까. 애널섹스는 정말 해서는 안되는 섹스인가. 섹스를 하고싶게 하는 음악이란
정말 존재하는가. 한국과 일본은 정말로 섹스리스 국가인가. 여자의
정력이란 뭐라 정의할 수 있을까 등등]
#성별만큼 다른 개인들의 속이야기
섹스에 대한 이야기는
근본적으로 은폐되었으며 보편적으로 편하게 나눌 주제가 아니다. 그래서 (잘 드러나지 않아서 그렇지)본래 성별에 대한 차이보다 개인차가 더 많다.
"손바닥 끄트머리가 성감대인 남자부터
오르가슴에 다다르면 재채기가 나오는 여자까지
놀라울정도로 다르다.
그 놀라움의 크기만큼,
인간은 다른 인간을
절대 완벽하게 이해할 수 없다."
그러나 섹스를 하고싶기에, 혼자 섹스를 할 수는 없기에 우리는 개개인이 가진 놀라울정도의 다름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 쓰여질 섹스 칼럼을 통해서 이 다름을 완전히 해소해보겠다고 말할 만큼 허무맹랑한 몽상가는 아니다. 다만 이 칼럼의 연재를 통해 섹스라는 것, 그리고 그것을 행하는
인간에게 담겨진 편견과 고정관념을 함께 발견했으면 한다. 그리고 그 발견이 즐거움을 넘어 지적향유를
불러일으킬 수 있었으면 하는 욕심을 가지고 있다.
아직까지도 ‘섹스’라는 어휘가 ‘볼드모트’와 같은 용처로 사용되는 이 시점에서 나는 섹스칼럼을 연재할 것이다. 많은
헤르미온느들의 관심과 비평을 기대하며 글을 마친다.
ⓒInstinctus Co., Ltd.
댓글목록
작성자 임****
작성일 2019-07-18
평점
작성자 EVE
작성일 2019-07-22
평점
작성자 t****
작성일 2019-07-18
평점
작성자 EVE
작성일 2019-07-22
평점